전자렌지는 어떻게 음식을 뎁혀주는 걸까요?

편의점이나 가정에서 필수 기기의 하나로 자리잡은 전자렌지, 이 전자렌지가 음식을 뎁혀주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자렌지가 음식을 데울 수 있는 것은 전자기파의 활발한 운동때문입니다. 즉 전자렌지가 방출한 전자기파가 음식속으로 파고들면 내부의 물분자들이 교란되어 마찰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한 마찰열이 열에너지로 작용하여 음식을 뎁혀주는 원리입니다.

 

1, 전자렌지의 역사

전자렌지란 말은 일본어 조어에 의한 표현이며, 정확한 명칭은 극초단파 오븐 또는 마이크로웨이브 오븐(microwave oven)입니다. 최근에는 '전자 오븐', '광파 오븐' 등의 명칭으로 나오는 제품도 있습니다.

 

전자렌지의 원리는 극초단파가 자신의 진동수에 의해 공명을 일으키는 물질을 만나면 그 물질에 흡수되면서 분자를 진동시키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 입니다.

이때 스스로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공명물질이 바로 물이며 그 다음으로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의 순입니다. 따라서 수분, 습기가 많이 포함된 부분이 먼저 뜨거워져 그 열이 다른 부분으로 전도되는 원리를 이용해서 음식물을 익히는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레인지가 만들어지게 되는 계기는 레이더연구에서 비롯되었는데, 레이더를 연구하다 우연히 레이더에 사용되는 극초단파가 음식을 데워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퍼시 스펜서에 의해 1945년 10월 8일에 특허가 신청되었고, 1947년 레이시온 사는 이것을 기초로 하여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한 레스토랑에서 시제품 장치를 테스트 한 후 첫 상업용 모델을 제작하였습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전자레인지인 "레이다 레인지(Radarange)"입니다.

 

2. 전자렌지의 원리

전자렌지가 음식물을 가열할 수 있는 것은 물분자가 극성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물분자는 한 끝은 양이온으로 대전되어 있고 다른 끝은 음이온으로 대전되어 있는데, 얼음 속의 물분자들은 방향과 위치가 고정되어 있지만 액체 상태의 물분자들은 방향이 제멋대로이고 유동적입니다.

 

이런 물을 강한 전기장 속에 넣으면 물분자들은 전기장과 나란해지려는 방향으로 회전하게 됩니다. 물분자가 회전할 때 다른 물분자와 충돌하며 이 충돌에 의하여 물분자의 운동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하게 됩니다. 전기장의 방향을 계속 바꾸면 물분자들은 계속 방향을 바꾸게 되어 마찰열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전자렌지가 방출하는 전자기파는 수십억 헤르츠의 진동수를 갖는 마이크로파입니다.

헤르츠는 진동수의 단위로 1초동안에 진동한 횟수를 뜻하므로, 물분자는 전자렌지 안에서 1초동안 수십억번이라는 천문학적인 숫자로 진동하게 되는 것 입니다.

그러한 천문학적인 진동횟수로 진동하는 동안 물분자들은 이웃한 물분자와 서로간에 동일한 천문학적인 마찰기회를 가지게 되고, 이때 막대한 양의 마찰열이 뿜어져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뿜어져 나오는 마찰열에 의해 음식물이 뎁혀지는 것인데, 음식물이 부분적으로 어떤 부위는 더 뜨겁거나 어떤 부위는 더 차갑거나 하는 이유는 수분함량의 차이 때문입니다.

즉, 수분함량이 많은 부위는 더 뜨겁게 뎁혀지고, 수분함량이 적은 곳은 덜 뜨겁게 뎁혀지는 식입니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전자렌지 내부에서 작동시에 고온의 열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전자기파에 의해 직접 발생한 열이 아니라 일종의 수증기열이므로 너무 민감하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3. 전자렌지의 주파수

전자렌지에 사용되는 마이크로파의 주파수는 2.45㎓인데, 이 주파수를 쓰는 이유는 이 주파수가 통신에 이용되지 않고, 이 주파수가 물을 가열시키기에 적당하기 때문입니다.

주파수가 클수록 물분자가 자주 회전하여 물을 빨리 가열시킬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파수가 너무 크면 물분자가 완전히 돌기도 전에 전기장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물분자의 회전이 충분하지 못하여 오히려 더디게 가열됩니다. 물기가 없는 유리컵, 플라스틱 그릇, 수분이 없는 고체 등은 독립적으로 가열되지 않습니다.

 

4. 사용시 주의점

전자레인지로 음식물을 조리할 때는 도자기나 유리 등 전자파를 통과시킬 수 있는 전용 용기에 담아야 합니다.

금속 용기, 통조림캔 또는 알루미늄호일 등은 전자파를 반사하여 음식물을 전혀 가열시키지 못하며 조리실 내의 금속과 접촉에 의해 마찰 부위에서 전자기파의 간섭이 일어나 스파크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용해선 안됩니다.

 

플라스틱 용기의 경우 열에 의해 녹거나 불에 붙을 염려가 있으므로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단, 플라스틱 용기 중에서 전자레인지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처리가 된 용기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구입시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가 적혀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플라스틱을 비롯하여 유기용제 같은 인공화합물로 된 용기와 포장재도 전자레인지로 직접 돌릴 경우 환경호르몬이 배출되는 위험이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컵라면 중에서 발포 스티로폴을 사용하는 용기는 환경호르몬이 쉽게 빠져 나갈 위험이 있으므로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