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된장독에 된장담글때 숯도 함께 넣어 두는 이유는?

된장독에 된장담글때 숯도 함께 넣어 두는 이유는?

요구르트나 치즈, 김치 등과 마찬가지로 된장은 대표적인 발효식품입니다.

발효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미생물의 활동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절대적입니다. 미생물이 발효를 돕지 않으면 곧바로 부패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부패한 음식은 본래의 맛을 잃는 것은 물론 인체에도 해로운 독성물질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된장이나 간장을 담글 때 항아리 속에 왜 숯을 함께 넣어 두었던 걸까요?

 

 

숯이 부패균과 발효균에 대처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그 이유가 어느정도는 이해가 갑니다.

부패란 유기물이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악취를 내며 분해되는 현상으로 세균은 물질대사법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호기성균과 혐기성균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호기성균은 산소를 좋아하는 성질을 가진 세균을 말하며, 혐기성균은 산소를 싫어하는 속성을 가진 세균을 의미합니다.

 

세균들도 살아가기 위해선 호흡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획득해야 하는데 이 때 호기성 세균은 산소를 이용해 영양소들을 분해하게 되고 산화과정을 통해 부산물로 이산화탄소와 물을 배출하게 됩니다. 이산화탄소와 물은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분해과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혐기성 세균은 다릅니다.

 

혐기성 세균은 영양소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산소 대신 황이온이나 질산, 암모니아 등을 이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호기성세균과는 다르게 최종 산물로 각종 아민이나 황화수소와 같은 악취가 나는 유독 가스들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로 혐기성 세균에 의해 유기물이 악취를 내며 분해하는 현상을 부패라고 합니다.

 

황화수소의 경우는 달걀 썩는 냄새가 나는 유독성 기체로 500ppm 이상이면 위험하고, 1000ppm 이상이 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실제 하수도 처리장에서 이런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인부들의 사례가 종종 있기도 합니다.

또한 부패한 음식을 먹을 경우, 부패를 진행시키고 있는 많은 미생물, 즉 병원균이나 세균들이 생산한 독성 물질들이 장기를 자극해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즉, 구토, 설사, 복통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식중독에 걸리기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숯에는 0.001밀리미터쯤 되는 미세한 구멍이 무수히 많이 뚫여 있습니다.

숯이 신기한 작용을 하는 건 그 미세한 구멍이 바로 부패를 유발하는 유해한 미생물의 삶을 억제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체에 해로운 미생물은 그 미세한 구멍들 속에서 기생할 수 없는 반면,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들은 마치 자신의 아파트에 입주한 것처럼 편안하게 숯의 미세한 구멍들에서 정착하고 서식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숯이 유익한 미생물들의 안락한 서식지를 제공하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숯의 미세구멍 속에 정착한 미생물들은 된장을 발효시키는 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게 됩니다.

 

 

 

또한, 숯에는 인체의 신진대사가 원활하도록 도와주는 미량 물질인 미네랄이 10% 이상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나무가 빨아들인 미네랄이 그대로 숯이 되어서도 농축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된장이나 간장에 숯을 띄워 놓으면 숯으로부터 미네랄이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식재료인 된장과 간장의 맛은 바로 현대인들이 그렇게나 건강을 위해 갈구하는 미네랄의 맛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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